그랜드체로키 미션 2단 고정, 변속불가 (feat. P0702)

How to fix error code P0702 on 2002~2004 Jeep Grand Cherokee 2.7 CRD

 2002~2004년식 그랜드체로키 2.7CRD(WJ) 모델을 갖고계신 분들 중에, 변속기가 1단 → 2단 까지만 변속이 되고 3단 이상의 기어로는 변속이 되지 않는 현상을 경험하신분이 계신가요? 어떤 경로로 검색을 통해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가슴 아프게도 그 현상을 겪고 찾아오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P0702' 고장코드로 인해 발생된 현상인데, 거의 2년간 고생하다가 마침내 해결한 제 경험이 단 한분에게라도 도움이 된다면 꼭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마음에 몇자 적어봅니다.

▶P0702 고장에 대한 증상
  1) 1단 → 2단 까지만 변속. (2단 기어로 고정)
  2) 클러스터에 OBD 경고등 점등
  3) P단 → D단, D단 → P단 변경시 간헐적 울컥거림 발생

 앞서 말씀드렸듯이, 운전자가 가장 먼저 느끼는 현상은 2단 변속 고정입니다. 아무렇지 않게 시동걸고 지하주차장을 나와서 도로에 올라왔는데.. 갑자기 RPM만 상승하고 3단으로 변속이 안되는 그 기분은 정말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혹시 고속국도나 고속도로에 진입했다면 바로 민폐 차량으로 전락하고 맙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상태에서는 60km/h 이상 가속하지 않는게 엔진과 변속기 수명에 좋습니다. 그럼 도대체 이 고장에 대한 원인은 뭔지, 해결방법은 뭔지 순서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진단기도 없는데 P0702 고장코드를 어떻게 확인하지?' 라는 의문이 드실 수 있는데, Jeep WJ 클러스터에는 적산거리가 디지털 화면으로 출력됩니다. 이 화면을 통해서 지금 내 차량에 어떤 DTC Error Code 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데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키를 꽂고 스타터 모터를 돌릴때까지가 아닌, 전기장치가 점등되는 Key-On(조명, 라디오 등을 켤수 있음) 상태로 키를 연속으로 3번 돌리면 계기판에 에러코드가 나타납니다. 동영상으로 알려드리는게 훨씬 쉬운데, 다음에 영상을 찍어서 내용 추가하도록 하겠습니다.

▶원인1 : 배터리

 가장 첫번째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배터리 상태입니다. 돌이켜보면 제 차량은 약 1년에 걸쳐서 이 증상에 '한겨울' 에만 발생했습니다.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는데, 기온이 오르면서 여름철에 재발되지 않은 적도 있었을 정도로 유난히 겨울철에만 발생되더군요. 국내/외 많은 분들의 자료를 찾아보고 제가 느낀 문제를 돌이켜본 결과 2.7CRD 모델은 유난히 전기/배선에 대한 문제가 많고 정비성에서도 그 민감도가 높은 차량인 것 같습니다. 다른 차량이라면 아무리 외기온도가 추운 환경에서도 2~3년 사용했다고 배터리 때문에 잔고장이 발생하지는 않는데, 문제가 발생된 첫 해에는 배터리 전압이 조금 낮은편이라는 판단에 당시 더 비싼 배터리 새제품으로 바꿔주고 완전히 해결되었습니다. 배터리 전압이 기준치 이하로 떨어지는 수준은 아니나.. 겨울철에만 발생하고, P0702 고장코드 외에 배선 등 전기장치로 인해 고장이 많은 차량 특성상 배터리 상태에 의해 여러모로 잔고장이 참 많은 녀석입니다. 당장 다음에 큰 돈이 들어가는 원인2 에 대한 처방을 내려주기 전에, 1~20만원만 투자해서 배터리부터 신제품으로 교환해보시길 권장합니다.

▶원인2 : 기어 모듈내 PCB (transmisson shifter module)

 PRND 기어레버의 하단에는 각 단수를 인지하고 ECM에 신호를 전달하는 PCB 부품이 들어있습니다. 해외의 한 웹사이트에서 확인한 내용을 바탕으로 깊게 고민하고 크라이슬러 A/S 센터의 정비사님과 상의해본 결과, 근본 원인은 이 부품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해당 외국 홈페이지는 아래에 첨부해드리고, 전부 영문이다 보니 필요한 내용만 아주 간단하게 요약해드리겠습니다.

P0702

 "크라이슬러 차량의 기어 레버 하단 PCB 보드는 저품질의 부속품을 사용함으로 인해 기어박스의 에러를 발생시킬 수 있다. 이 PCB 보드는 보증수리 기간 까지만 내구성에 문제 없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Shifter Lever Assembly(SLA) 를 통째로 교환할 필요 없이 보드만 교환하면 수리가 가능하다."

 해당 웹사이트에서는 크라이슬러의 저품질 PCB 보드를 비난하고, 몇번이고 업그레이드된 새 보드를 확인해봤지만 결과는 똑같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결국에는 해당 홈페이지에서 새로 제작한 새 PCB 보드를 구매해서 교환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PCB 보드에 대한 의심이 증폭되면서 결국 콘솔을 분해하고 기어레버 모듈을 통째로 분해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랜드체로키(WJ) 콘솔 분해방법은 피스 몇개만 풀면 쉽게 가능하므로 위 사진을 참고하시거나, 아래 첨부한 외국 홈페이지를 확인하셔도 됩니다. 콘솔을 통째로 탈거하고 숨어있던 PCB 보드를 세상밖으로 끌어내는데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PCB 보드에서 각각 납땜되어있는 접점을 부활시키는 유명한 접점부활제 'BW-100' 을 미리 구매했고, 보드 앞뒤로 충분히 분사하고 에어로 건조해주면서 살아나기를 기도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NG. 기껏 다 분해하고 접점부활제를 뿌리고 말려서 다시 조립하기까지 꽤 오래걸렸는데.. 다시 시동을 건 계기판에는 경고등이 절 반겨주었습니다.
※ Jeep Grand Cherokee WJ console removal : www.wjjeeps.com/console.htm

 위 행위(?)를 알려드리는 이유는 PCB 보드 고장이 맞더라고 접점부활제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으니, 저처럼 고생하시지 말라는 의도가 담겨있습니다. 결국, 크라이슬러 서비스센터에 입고시키고 정비사님과 충분한 상의를 한 뒤, 정비사님께서도 제 의견에 동의하여 국내에 재고가 절대 없는 'Shifter Lever Assembly(SLA)' 일명 기어레버 박스를 통째로 주문했습니다.

 기어레버 박스는 위 사진처럼 PRND 기어랑 4Low 기어가 통째로 묶여있는 부품이므로 혹시나 센터에서 주문을 진행하기 전에 한번만 사진을 보여달라고 요청하시면 됩니다. 부품이 배송되는 2주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기어레버 박스를 통째로 교환후 증상이 해결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기쁜 마음에 센터로 달려갔던 기억이 나네요. 외국 홈페이지에서 파는 개선된 PCB 보드를 구매해서 새로 장착해보면 좋겠지만, 이베이나 아마존처럼 대형 쇼핑몰도 아니고 한국으로 직배송도 안되는것 같아 막상 그 방법도 쉽지는 않습니다.

 크라이슬러 서비스센터에서 기어레버 박스를 통째로 교환하면 부품값만 100만원 중반 정도가 됬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선택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저는 거의 2년 동안 이 증상에 시달리면서 충분히 찾아보고, 혼자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봤습니다. 그리고 제가 조사한 내용과 정비사분의 판단이 어느정도 일치한다는 확신을 갖고 거금(?)을 들여서 고치고 결국 1년 넘게 잘 타고 있습니다. 노후 경유차로 체로키를 언제 떠나보낼지는 모르겠지만, 아직은 아니라는 생각으로 결정한 제 선택에 후회는 없습니다. 혹시나 저와 같은 증상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한번 마지막으로 시도해보시고 해결되셨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