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체로키로 장거리 출퇴근을 하면서 가장 항상 불안했던게 바로 타이어였습니다. 수많은 부품들 중에서 타이어가 가장 간단하면서도 중요하다고 늘 생각했는데, 벌써 5년된 타이어를 신고 있어서 늘 불안했습니다. 더이상 미루지말고 장마철 대비 그랜드체로키 타이어를 교체해주기로 마음먹었는데.. 아뿔싸. 기가막힌 일이 생겼습니다. 단골 금호타이어 대리점에 전화해보니 전국에 재고가 없다는 겁니다.
2004년식 그랜드체로키(WJ)의 타이어 규격은 225/75/16 입니다. 매뉴얼을 다시보고, 끼워져 있는 타이어를 다시 봐도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좁은 폭(225)을 갖고 있더군요. 요즘은 포기힘든 기괴한 규격탓에 금호타이어는 아예 생산을 안하는지 전국에 재고가 없고, 구매해서 가져오면 장착만 해주신다고 합니다. 다행히도(?) 초록창에 '225 75 16' 이라고 검색하면 한국타이어 다이나프로(Dynapro)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집 앞 택배로 받았습니다. 살다살다 타이어를 택배로 받을줄은 몰랐습니다.
엘리베이터에 2개씩 싣고 왕복 2번을 반복해서 트렁크에 3개, 뒷좌석에 1개를 실었습니다. 한동안 보기 힘든 그림이기에 기념으로 밖에서 사진 한 장 찍어줬습니다.
5년간 고생해준 타이어를 교체하기 전에 밝은 곳에서 상태를 한번 확인해봤습니다. LF 쏘나타 3년/6만km 주행한 타이어 대비 생각보다 상태가 엄청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LF 쏘나타는 3년밖에 안되었지만 주행거리가 6만km가 넘고 야외에 많이 있다보니 마모도 더 많고 크랙도 심했던 것 같습니다. 체로키는 제조일자로 5년이 되었지만 주행거리가 3~4만km 라서 마모나 크랙이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었습니다. LF 쏘나타 타이어 교체할때와 비교해보건데 타이어의 컨디션은 연식보다 주행거리가 더 영향을 많이 주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외관뿐만 아니라 고무가 경화되면서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불안정할 수 있으니 장마철 대비 반드시 교체해주기로 결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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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새 타이어를 장착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 바로 '제조일자' 입니다. 타이어 양쪽면 모두 or 한쪽면에 타이어 제조일자가 4자리 숫자 양각으로 새겨져 있는데, 간혹 타이어를 저렴하게 판매한다면서 생산된지 한참 오래된 제품을 장착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구매한 DynaPro HP는 2819(2019년 28번째 주에 생산) 이므로 1년이 좀 안되었는데.. 워낙 구하기 어려운 규격이라 그냥 감수하기로 했습니다. 지프 외에 다른 일반적인 규격의 타이어인데 제조한지 10개월쯤 된 제품이라면 바로 반품처리하겠지만, 고생했을 택배기사님 생각해서 착하게 마음 먹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그림이네요. LF 쏘나타 타이어 교체 & 휠얼라인먼트 점검할때 방문했던 금호타이어 대리점입니다. 우연히 알게된 곳인데, 사장님이 친절하셔서 매번 이 곳으로 방문하고 있습니다. 금호타이어에서 225/75/16 제품은 없으나 구해오면 교환, 얼라인먼트 비용만 받고 교체해주신다 하셔서 냉큼 찾아갔습니다. 그러고보니 그랜드체로키는 얼라인먼트를 안본지도 너무 오래된 것 같은데, 그 결과는 생각보다 참담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이어집니다.
지난번에 엔진오일, 미션오일을 교체했지만 리프트기에 올려서 휠타이어를 탈거한 모습은 오랜만에 보는 것 같습니다. 이런 기회가 있을때 서스펜션, 부싱, 브레이크 디스크, 허브 등 부식상태나 특이사항이 없는지 꼭 확인해줍니다. 여느 16년된 올드카처럼 녹슨곳이 많은데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고 동기부여가 됩니다. 특히, 오래전에 캡이 벗겨진 순정 휠너트 모습이 보기 싫어서 해외직구로 애프터마켓 휠 너트를 장착해줬는데, 시간이 지나니 조금씩 녹이 슬더군요. 혹시나 휠너트 부식이 심해져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까봐 예전에 모아놨던 순정 휠너트로 장착을 부탁드렸습니다.
위에서 생각보다 참담했다고 말씀드린 이유는 '편마모' 때문입니다. 순식간에 타이어 4개를 휠에서 분리하고 쌓아놓으셔서 끼워져있던 위치는 기억이 안나는데, 편마모가 너무 심했습니다. 예시로 1개만 사진을 찍어놨는데, 한쪽은 트레드가 다 지워졌고 반대쪽은 아직도 골이 깊더군요. 얼라인먼트가 왜 중요한지, 편마모란 어떤 것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증거 사진입니다. 타이어만 교체하고 얼라인먼트 없이 오랜기간 주행하면 편마모로 시작해서 나중에 더 큰 문제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새 타이어를 장착한 모습은 언제봐도 설렙니다. 변태인가 봅니다. 올록볼록 골이 깊은 타이어 트레드를 보면서 기념으로 사진도 찍어주고 얼라인먼트도 확인합니다. 참고로 2004년식 그랜드체로키(WJ) 모델은 뒷 차축이 리지드 액슬(Rigid Axle) 타입이라 뒷쪽은 따로 얼라인먼트를 보지 않아, 프론트만 조정하고 센터를 나왔습니다.
5년된 타이어를 새 타이어로 교체하고 센터를 나올때 가장 먼저 느껴진게 뭔지 아시나요? 바로 승차감이었습니다. 워낙에 NVH 성능이 좋은 차종이 아니라 노면 소음의 전/후 차이는 모르겠는데, 타이어에서 오는 쿠션감은 차이가 명확했습니다. 아무래도 5년동안 타이어가 경화되면서 딱딱해진 탓인지, 새 타이어는 물렁물렁한 쿠션감이 너무 좋더군요. 고속주행시보다 중저속에서 요철로를 지나거나 방지턱을 넘을때 75% 라는 편평비가 주는 쿠션감이 제대로 느껴졌습니다. 교체후 트립연비를 리셋해서 혹시나 연비 차이도 기대해봤는데, 연비에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연식이 오래된데다가 국내에 많이 남아있지 않은 수입차라서 그런지 타이어 교체도 쉽지 않습니다. 타이어 교체가 어렵다는 얘기는 아무도 공감하지 못하실텐데, 오래된 수입차는 이런면에서도 유지/관리가 참 어렵습니다. 거두절미하고 장마철 대비 타이어로 인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타이어 상태를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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