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용 레이싱휠 "트러스트 마스터 T80" 사용기
- Life/Review
- 2020. 6. 11.
자동차를 좋아하는분들은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한번쯤 꼭 사서 해보고 싶은게 바로 '레이싱휠' 입니다. 마음만은 뉘르부르크링을 달리고 있던 대학생때부터 소박하게 몇개 제품을 써봤던터라, 주변 지인들에게는 레이싱 게임 오덕으로 평가되고 있더군요. 그래서인지 트러스트마스터 T80 제품을 구매했는데, 어떤지 한번 사용해보고 알려달라는 제품리뷰 협찬(?)이 갑자기 훅 들어왔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제품 추천글은 아니고 말 그대로 '사용기' 입니다. 구매를 앞두고 계신분들에게는 적잖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레이싱휠 박스 치고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습니다. "THRUSTMASTER T80 Ferrari 488 GTB Edition" 이라고 당당하게 페라리 사진과 함께 우측상단에 로고까지 박혀있는데, 도대체 이번생에 저런차를 탈 수는 있을지 신세한탄부터 합니다. 우측하단에 PS4 라고 적혀있는데, 플스도 없는 신세한탄을 한번 더 합니다.
박스 외관을 보면 개봉하기전에 몇가지 특징을 미리 알 수 있습니다. 당연하지만 핸들 크기는 8:10 비율로 실차보다 조금 작고, Bungee Cord 라는 방법으로 현실적인 시스템을 구현했다고 하는데.. 실제 사용감은 그렇지 않습니다. PS4 뿐만 아니라 windows 7, 8, 10에서도 호환 가능한 점이 큰 장점입니다.
입문용 레이싱휠을 구매해본지 너무 오래되서 기억이 안나는데, 이렇게까지 구성품이 단촐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 흔한 전원 어댑터도 없습니다. 혹시나 해서 열심히 박스 속을 찾아봤는데 스티어링휠, 페달 딱 2개가 끝입니다. 입문용으로서 포스피드백 등 별 기능이 없어서 당연한 구성이지만, 이 부분이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습니다.
페달은 브레이크와 엑셀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금액대에 클러치 페달을 바라는건 다소 파렴치한 발상이고, 전체적으로 특색없이 보이는 그대로 플라스틱에서 플라스틱으로 끝납니다. 바닥면에는 미끄럼방지 패드가 성실하게 붙어있고 레이싱휠 거치대에 볼트로 고정하는 홀도 2개 보입니다.
10만원 미만의 입문용이라 기대가 없었음에도 의외로 놀란 부분이 몇가지 있습니다. 스티어링휠은 그냥 크기만 작은 페라리 장난감이라고 생각되는데, 손으로 파지했을때 촉감이 플라스틱이 아니었습니다. 6시와 12시 부분은 그냥 플라스틱이지만 좌/우 부분은 적당이 매트한 느낌의 고무(?)로 마감되어 있습니다. 다음으로 패들시프트인데.. 실제 스포츠카마냥 금속을 깎아서 만든것 같은 생김새입니다. LF나 여느 차량에 달려있는 플라스틱 패들시프트보다 촉감이나 조작감이 훨씬 더 좋습니다. 왜 이 제품에 패들시프트를 이렇게까지 만들어서 넣어줬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너무 느낌이 좋습니다. 바닥면은 U자로 생긴 한개의 고정구조로 되어있는데, 왼쪽/오른쪽 각각 고정하는 타입보다 안정성이 많이 떨어질 것 같습니다.
비교해서 설명할만한 제품이 없어서 고민하다가, 한구석에 처박혀있던 고대유물격인 로지텍 G25를 꺼냈습니다. 벌써 10년이 넘은 녀석이지만, 전완근에 힘이 들어가게 하는 강력한 포스피드백을 경험해보면 아직 쓸만한 수준입니다. 굳이 비교해서 설명하자면, 포스피드백이나 실제 차량을 핸들링할때 느껴지는 감각을 받고 싶으시다면 T80 제품을 구입하시면 안됩니다.
G25나 다른 제품들은 스티어링휠을 돌렸을때 차량 타이어, 접지면에서 발생되는 마찰력으로 인한 핸들 반발감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면, T80은 그렇지 않습니다. 핸들을 한쪽으로 돌렸다가 손을 놓으면 마치 '고무줄이 연결되어 있는 것 처럼' 탱~ 하면서 핸들이 되돌아오고 댕댕댕댕 떨리게 됩니다. 딱 고무줄을 당기고 있을때, 당기고 놓았을때의 그 텐션감을 상상하시면 되고 차량의 핸들을 돌린다는 느낌은 아닙니다. 아무래도 입문용이기에 관용할 수 있지만, 입문용을 구매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레이싱휠을 처음 구매하시기 때문에 이런 조작감을 예상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나는 상관없으니 저렴한 가격대에서 사용해보고싶다 하시는 분들은 구매하시고, 실망할까봐 두려운 분들은 금액대를 조금 더 올리시는게 좋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책상과 고정하는 하단부위는 예상대로 안정감이 다소 부족합니다. 잡아주기는 하지만, 다소 격하게 핸들을 돌리거나 당기면 조금씩 밀릴 수 있으므로 주의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용도를 도저히 못찾겠는데 스티어링휠에 너무 멋진 '운전모드' 변경 스위치(?)가 있습니다. 스위치라고 명명하기 좀 민망한데, 그냥 느낌적인 느낌으로 빨간불 점등만 되고, 기능이 없는 것 같습니다. (기능 아시는분은 좀 알려주시면..)
그리고 제품을 컴퓨터에 설치해서 사용해보려고 하는데, 도저히 Dirt Rally 게임에서 레이싱휠 인식을 못하더군요. 분명 트러스트마스터 홈페이지에서 드라이버를 다운받아 설치했는데도, 장치관리자에서 확인해보니 느낌표가 떠 있었습니다. 30분동안 열심히 헤매다 겨우 해결해서 몇바퀴 달려봤는데, 트러스트마스터 T80 USB 드라이버 설치하는 방법은 다른 글에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트러스트마스터 T80 레이싱휠 USB 드라이버 설치방법" 보지 못한 분들은 클릭↓
레이싱휠 usb 인식불가 (feat. 트러스트마스터 T80) (바로가기)
갑자기 들어온 제품 리뷰라서 다소 두서없이 작성한 것 같습니다. 의외의 고품질을 보여주었던 '패들시프트' 를 제외하면 솔직히 강하게 추천해드리고 싶은 제품은 아닙니다. 물론, 입문용으로 구매한다면 나중에 중고로 되팔수 있고, A/S를 기대할 수 있는 '트러스트마스터'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시는게 맞다고 봅니다. 애매하게 2~3만원 아끼겠다고 중국산이나 비주류 브랜드의 입문용 구매하셨다가 버릴바에는 제대로된 제조사의 제품이 보다 현명한 선택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Life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가정비용 공구 구매 1편 [소켓렌치세트] [별비트소켓세트] (0) | 2020.06.23 |
---|---|
유튜버 및 영상 촬영을 위한 입문용 세트 추천 (feat. 스마트폰) (0) | 2020.06.21 |
이젤 말고 깔끔한 무타공 TV 스탠드 추천 "HYB ST702" (0) | 2020.06.10 |
플렉스한 스마트폰 자석 거치대 "DC 네트워크" (0) | 2020.04.18 |
완벽한 분리세척! 미로가습기 사용 후기 (0) | 2020.02.27 |